벼랑 끝 이주여성, 매매혼의 민낯

김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6 15: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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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5일 저녁 7시 55분 방송되는 TV CHOSUN <탐사보도 세븐>은 이주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더 나아가 이들을 국내 남성에게 중개하는 국제결혼업체의 운영 실태를 밝혔다.

이른바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사업의 일환으로 10년 넘게 국제결혼을 장려해온 정부. 하지만 다문화가정폭력과 국제결혼 사기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폭행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외교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지난해 말 가정폭력 전과자의 국제결혼을 불허하는 결혼이민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코리안 드림을 품은 이주여성들은 안전하게 한국에서 터를 잡아 살아가고 있는지  <탐사보도 세븐>에서 이주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이들을 국내 남성에게 중개하는 국제결혼업체의 운영 실태를 파악했다. 

 


# 악몽이 돼버린 코리안 드림


지난해 11월 경기도 양주에서 한 베트남 여성이 남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평소에도 폭력에 시달렸던 피해 이주여성은 입국 석 달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야산에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 폭력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탐사보도 세븐> 제작진이 만난 이주여성들은 이 수치가 과소평가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아이를 잃거나 체류 자격을 박탈당할까봐 피해를 입고도 속으로 삭혔다고 증언했다. 드러나지 않은 폭력이 더 큰 범죄로 진화하고, 대중에 알려지고 나서야 정부가 땜질식 처방을 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단 지적이다.

# 여성 상품화하는 매매혼… 중심에 있는 중개업체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의 원인으로 국제결혼이 사실상 매매혼으로 이뤄지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이주여성을 외모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가격을 매기는 식으로 상품화하는 행태가 계속된다는 것. 이를 막는 내용으로 결혼중개업법이 그동안 개정됐지만, 제작진은 여성을 상품 취급하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제작진은 이를 알아보던 중 많은 남성들도 일부 국제결혼중개업체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취재에 들어갔다.

# 아이 있는 기혼 여성도 ‘미혼’으로 탈바꿈


피해자들이 전한 업체들의 수법은 다양했다. 단지 국내에 취직할 목적으로 결혼했다가 도주할 여성을 소개하는가 하면,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을 미혼이라 속이고 수천만 원대 중개료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문제가 생길 경우 보상하겠다며 업체들이 제시했던 보증보험은 허울 좋은 영업 미끼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이런 사실이 적발돼 영업허가 취소 처분을 받고도 법의 허점을 틈타 배짱영업을 이어가는 업체를 찾아 가는등 했으며, 당국의 방치 속에 어렵게 가정을 이루려던 남성들은 금전뿐 아니라 졸지에 이혼남이 되는 피해를 입어야 했다.

 

파이낸셜경제 / 김영란 기자 goinfo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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