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불가피하나 부채부담 고려하여 속도 조절 필요

전병길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1 14: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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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불가피하나 부채부담 고려하여 속도 조절 필요
금리상승 시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폭은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폭보다 훨씬 큰 것(약 2배)으로 추정
한은의 추가적 금리인상 필요하나 단기적 한·미 정책금리 역전 허용할 수 있어야
과거 경험(`17년 10월~`19년 7월) 고려시 연준의 양적긴축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어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커진 가운데 물가안정 등을 위한 한은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나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미국 금융긴축의 전개와 금리정책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금리상승 시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더 크게 증가


계속되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제하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속적인 금리상승이 초래할 가계의 이자부담 급증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함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로 인해 금리상승기에 가계부채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기업부채의 문제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코로나19 위기 이후 2020년 1분기~ 2021년 4분기 동안 법인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잔액 기준) 평균증가율(2.44%)은 가계대출 평균증가율(1.95%)보다 높았다. 법인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대출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 시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더 크게 증가하여 은행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6년 1분기~2021년 4분기 자료를 바탕으로 실증분석을 한 결과, 기업대출금리 1%p 상승 시 기업대출 연체율은 약 0.2%p 증가하는데 비해 가계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금리 1%p 상승시 약 0.1%p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규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규모가 매우 커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얘기할 때 가계부채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채의 부실화 가능성은 기업부문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부문 건전성 저하는 오히려 기업대출 부실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국내 여건 고려하여 금리인상 속도 조절 필요하고 단기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허용할 수도


높은 물가상승률의 지속으로 향후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미국의 빅 스텝(big step)과 같은 큰 인상 폭을 추종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였다. 경제주체들이 금리인상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위축, 금융건전성 저하,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위축 가속화 등의 부작용을 한국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을 보고서는 주문하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면 단기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보고서는 미 연준이 연속적으로 빅 스텝을 밟을 경우 현재 한국 기준금리(4월 현재 1.5%)를 추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였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 시 급격한 자금유출로 자본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과거 경험을 볼 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과거 장기간 한국 기준금리가 미 연방기금 금리보다 높게 유지되었던 기간(2005년 7월 ~ 2007년 8월, 2018년 3월 ~2020년 2월)이 있었으며 이 기간 중 외국인의 주식순매수는 변동성을 보였을 뿐 지속적 자금유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단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2007년 6월부터 외국인 자금유출이 급증하나 이 시기 한·미 정책금리 역전 규모는 오히려 축소되는 시기였다고 보고서는 언급하였다. 한·미 정책금리의 역전 그 자체보다는 국내 경기침체 및 금융건전성 저하, 글로벌 경기상황 등 요인이 외국인 투자유출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므로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국내 경제체력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경험 고려할 때 6월 시행되는 미 연준의 양적긴축 영향력은 크지 않을 수도 있어
한편, 미 연준이 5월 FOMC에서 발표한 6월부터의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에 대해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미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행된 양적완화 상태를 정상화하기 위해 2017년 10월 ~ 2019년 7월 동안 양적긴축을 추진하여 연준 자산규모를 14.8%(약 6,589억 달러 규모) 정도 축소한 적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유효금리(federal fund effective rate)은 1.25%p 인상하였지만 미 국채2년물 금리는 0.29%p 상승, 국채10년물 금리는 오히려 0.30%p 하락하여 양적긴축이 시장금리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양적긴축을 예고하였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연준 자산축소 정보가 선반영되어 양적긴축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 금리인상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 연준이사들도 과거 양적완화와 양적긴축 간에는 비대칭적 효과가 존재한다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만약 과거 경험이 재연된다면 이미 시장금리에 양적긴축 정보가 선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이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향후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된다면 양적긴축을 장기간 지속할 수 없을 수도 있다”면서 경제상황에 따라 미 연준의 정책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기자 goinfo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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