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영국의 산재예방 행정운영 체계 실태조사 결과 및 시사점」발표

전병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4 17:44:4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규제방식) 기업 자율의 책임관리를 통해 산업현장의 안전보건을 촉진
- (한국) 지시·명령 위주의 획일적·경직적인 규제방식 → 안전규제의 현장적용성 저하 → 사고감소 효과 미흡

■ (조직운영) 효과적인 자원(인력·예산)투입 전략으로 업무효율성 제고
- (한국) 산재예방 행정인력·예산이 영국보다 높고 매년 증가 추세이나, 사고감소 효과 미흡 → 예방정책과 사업추진이 비효율적

■ (인적역량) 감독관의 전문역량 확보를 위한 채용·인사·훈련체계 구축
- (한국) 체계적인 감독관 채용·인사·훈련체계 부재 → 전문역량 부족 감독관이 사고조사 및 현장감독 수행 → 처벌중심 감독집중

■ (예방전략) 처벌보다 예방중심의 다양한 정책 수립 및 기업 지원
- (한국) 사고발생 후 임시방편식 대책마련에 집중 → 산업별 특성에 적합한 정책 및 기술지침 개발 부재 → 예방적 활동 매우 미흡

■ (협업체계) 정부 간, 민간과의 역할 분담 및 협력지원 강화 체계 구축
- (한국) 정부부처 간 협업 미흡, 민간과의 역할분담 부재 → 안전규제 및 점검 중복 야기, 민간 전문기관 역량 미흡

 

[파이낸셜경제=전병길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이하 ‘경총’)는 6월24일 「영국의 산재예방 행정운영 체계 실태조사 결과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경총은 실태조사 배경으로 “기업과 경영인에 대한 처벌 강화에만 몰두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선진 산업안전보건 법제를 구축하고 예방중심의 행정집행을 통해 사업장의 안전보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영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가 향후 지향해야 할 산업안전보건 정책과 행정운영 체계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선진법제(보건안전법) 및 예방행정(보건안전청, HSE)을 통해 사고사망만인율*
(1만명당 사고사망자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는 국가로, 전세계의 안전보건관계자들이 가장 우수한 안전선진국으로 손꼽고 있다.

2019년 기준 사고사망만인율은 (영국) 0.03, (미국) 0.37, (독일) 0.14(18년), (일본) 0.14, (한국) 0.46이다.

자료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영국 현지의 전문가(HSE 직원 등)에게 도움을 받아 자료를 수집하고 실태를 분석하였으며, 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태조사 결과 및 시사점>

① 산업안전보건 규제 접근 방식 : 기업 자율 책임관리를 통한 안전보건 촉진
 

 ◈ (조사결과) 영국은 보건안전법(1974) 제정 후 그간의 정부 지시나 명령 규제방식에서 탈피, 기업 자율의 책임관리 방식*으로 안전관리정책 기조 전환


* 위험요소에 대한 관리·통제 방식을 사업주 스스로 선택, 신속한 대응과 안전보건수준에 따른 유연한 안전관리 가능

◈ (시사점) 한국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사업주가 준수해야 할 의무(1,222개 조문)를 매우 상세히 규정, ▲사업장 감독 시 기업이 선택한 안전관리 방법의 합리성 여부 고려 없이 규정과 다를 경우 무조건 사업주 처벌

- 법령에 업종과 현장특성이 고려되지 않아 대기업조차 안전규정을 완벽히 준수할 수 없는 상황



② 보건안전청(HSE)의 역할 : 산업안전보건 업무 관련 독립적 거버넌스 구축
 

 ◈ (조사결과) ▲산업안전보건 업무의 기능과 모든 권한이 보건안전청(HSE)에 부여(기관의 독립성 보장), ▲보건안전청(HSE)의 정책 수립 및 실행은 노·사·정 대표가 참여하는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에서 결정


◈ (시사점) 한국은 ▲산업안전보건 업무의 기능이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분산, ▲산업안전 관련 인력·예산 및 사업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실정


③ HSE의 조직운영 방식 : 효과적 자원투입(인력·예산) 전략으로 업무효율 개선
 

 ◈ (조사결과) ▲인력·예산의 추가 확대 없이도 위험요소가 높은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여 보건안전청(HSE) 조직운영의 효율성 도모, ▲데이터 분석시스템 등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법을 통해 보건안전법 집행(점검, 감독)의 우선대상을 선정


※ HSE 연간(’20~’21) 예산 3,600억원(인건비 포함), 직원 2,400명(감독관 600~700명)

◈ (시사점) 한국은 산업안전보건 예방행정 인력이 ’20년 기준 2,519명(감독관 705명, 산업안전보건공단 1,814명), ’21년 기준 예산 1조 1,121억원(인건비 포함)으로 인력·예산 모두 영국보다 높음

- 인력·예산의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적발 및 처벌위주의 정책과 예방사업의 비효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


 

④ HSE의 감독관 역량 강화 전략 : 전문성 강화·배양 중심 인사·채용·훈련체계 구축
 

 ◈ (조사결과) ▲감독관 채용 시 전공·학점보다 의사소통 및 과학적 사고방식 고려, ▲채용 후 2년간 강도 높은 교육프로그램 이수 및 평가를 통해 정식감독관 승진, ▲정식감독관 선임 후 전문성 개발을 위한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운영


◈ (시사점) 한국은 안전보건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산업안전감독관에 채용, 체계적인 인사·훈련시스템이 없어 감독관 역량이 매우 낮은 실정

- 채용 후 2~3주의 짧은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배치, 고용부의 모든 업무를 대상으로 순환보직되고 있어 전문성이 기업의 안전관리자보다 낮다는 지적


 

⑤ HSE의 핵심 산재예방 전략 : 처벌보다 예방중심의 다양한 정책 수립
 

 ◈ (조사결과) ▲법 위반 적발 및 기소보다는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산재예방 전략과 프로그램 운영, 과학연구를 통해 사업장의 안전보건 향상에 기여, ▲안전문화가 확산되도록 현장 맞춤형 프로세스 및 기법을 개발하고 지원


◈ (시사점) 한국은 ▲특정사고 이후 산재감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규제를 도입하는 등 과학적 증거보다는 임시방편식 대책마련 및 실행에 집중, ▲ 감독관의 전문성 부족으로 정부 책무인 산업현장 특성에 적합한 기술지침 개발 등의 예방활동 추진이 매우 미흡함



⑥ HSE의 협력시스템 : 정부 간, 민간과의 역할 분담 및 협력지원 강화
 

 ◈ (조사결과) ▲관련 정부부처와 적극적 협업을 통해 안전보건 법령 집행 및 감독업무 수행의 중복문제를 최소화, ▲안전보건 규제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및 활발한 소통을 통해 규제의 현장작동성 제고, ▲민간에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체 안전보건지침 개발을 유도하는 등 민간부문의 안전보건 역량 강화 유도


◈ (시사점) 한국은 ▲안전규제에 대한 부처 간 협업이 미흡, 규제와 점검의 중복으로 인해 안전규제의 현장적용성이 낮음, ▲민간 전문기관의 육성·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기반 마련 등 정부의 노력이 미흡한 실정



경총은 실태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한국과 영국은 산업안전보건 규제의 접근 방식에서부터 근본적 차이가 있었다”며, “현행과 같은 지시·명령 위주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규제방식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매우 강력한 규제가 신설되더라도 현장적용성이 떨어져, 사고사망자 감소효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 규제의 접근 방식 (한국) 지시·명령 규제, (영국) 목표 설정 규제(=기업 자율책임 관리)



또한 “영국 산업안전보건 정책의 성공은 규제방식의 대전환(지시·명령→목표설정) 외에도 산업안전보건 업무에 있어서 독립성을 보장받는 보건안전청(HSE) 역할과 효율적인 행정조직 운영방식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① 보건안전법 집행 관련 노동연금부(한국의 고용노동부)로부터의 독립성 보장, ② 노사정 중심의 산재예방정책 수립·집행, ③ 과학적 기법을 활용한 인력과 예산의 효율적 투입은 향후 우리나라의 산업안전보건 거버넌스 개편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임

경총은 “영국이 예방중심의 규제 및 행정집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고도의 전문 역량을 갖춘 감독관 채용·양성시스템에 있다”며, “기업과 민간보다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체계적인 감독관 채용 및 인사·훈련시스템을 미련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은 전문성을 갖춘 감독관이 산업별 맞춤형 예방전략 수립, 각종 기술지침과 가이드 개발·보급 등의 예방중심 정책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안전보건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산업안전감독관에 채용되고, 체계적인 인사·훈련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이러한 행정체계로는 사고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도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도 수립하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중복규제 해소, 민간 전문기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영국 정부가 수행 중인 정부·민간 간의 다양한 협력체계도 우리나라의 산재예방행정체계 개선 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영국보다 많은 예산(사업주가 부담하는 산재보험료에서 출연)을 투입하여 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예방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사고감소 효과가 미미하다”며, “이러한 문제를 정부가 스스로 개선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영국보다 많은 예산이란 (한국, ’21년) 1조1,121억원(인건비 포함), (영국, ’20~’21) 연간 3,600억원(인건비 포함)이다.


경총의 이동근 부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당정에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논의하고 있는데, 정부 조직만 확대되고 처벌중심의 행정만 강화되는 것이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산업재해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기업자율에 책임을 둔 규제방식으로의 전환과 함께, 산업안전보건 행정조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예방중심의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기자 goinfomaker@gmail.com 

 

 

[저작권자ⓒ 파이낸셜경제 | 파이낸셜경제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