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경제=전병길 기자] 정치가 때로는 너무 무겁고 진지하기만 할 때, 그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유쾌한 한마디, 따뜻한 표정, 그리고 진정성 어린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최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에 출연한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그 좋은 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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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풍자 속 따뜻한 진심, 설난영 여사의 ‘정치 언어’ |
예능이라는 무대 위에서 설 여사는 전혀 무겁지 않은 톤으로, 그러나 분명한 신념을 담아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 세금인 법인카드의 공적 사용 문제를 다룬 장면에서 “법인카드는 국민 세금입니다. 사적인 용도로 쓰는 건 나쁜 일입니다”라고 단호히 말한 그는, 이어 “앞으로는 법카 사용하지 마세요”라며 위트를 곁들인 충고를 건넸다.
풍자와 비판이 적절히 어우러진 이 장면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그녀가 보여준 삼행시 센스, “김빠져요. 혜경궁 김씨. 경을 칠 노릇입니다”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었다. 공직자의 도덕성, 책임감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위트 있게 포장한 고급 풍자였다.
무례하지 않되, 분명하게 할 말을 하는 용기. 설 여사는 예능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정치적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대선 후보들을 편의점 상품에 비유해달라는 요청에 남편 김문수 후보를 “깨끗한 물, 생명수”로 표현했다. “맑고 정직하다”는 말 한마디에 담긴 믿음은 단순한 부부애를 넘어, 김 후보가 걸어온 청렴한 정치 인생에 대한 자부심으로 읽힌다.
흥미로운 것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다”, “단일화를 하고 껴안아야 할 식구”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설 여사는 단지 자기 남편을 띄우는 데 그치지 않고, 협치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정치적 계산이 느껴지지 않는 그 말에서 진정성이 전달된 것은, 그녀의 말이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난영 여사는 또한 방송 외에도 SBS 찬조연설에 나서 “김문수는 청렴결백을 넘어, 돈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공직관을 강조했다. 특히 두 부부가 국내 최초로 민간 탁아소를 만든 일화를 소개하며, “아이 낳고 키우기 어려운 시대에 가장 먼저 국민의 삶을 고민한 사람”으로 김 후보를 조명했다.
이처럼 설 여사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배우자의 정치적 지지 활동을 넘어, 김문수 후보의 도덕성, 민생 철학, 청렴성을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방식이 너무 정직해서 오히려 매력적이고, 너무 소탈해서 진심이 느껴진다.
정치도, 정치인의 언어도, 결국 사람의 말이어야 한다.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사실 ‘논리’보다 ‘진심’이다. 설난영 여사의 유쾌한 풍자 속에는, 바로 그 진심이 녹아 있었다.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기자 mbc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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