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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9988 평생건강 서울' 기자설명회에서 정희원 건강총괄관과 근력운동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파이낸셜경제=김예빈 기자] 시민 누구나 자신의 체력상태 측정 후 전문가로부터 맞춤형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가 올해 하반기부터 자치구마다 1곳씩 운영된다. 내년 50곳, 2030년까지 100곳 운영이 목표다.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는 식당을 늘려 일명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어린이 눈높이에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편의점·학교 매점을 늘려 건강한 습관이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아울러 일상 속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도록 ‘걷고 싶은 계단’과 쉴수 있는 벤치를 시내 곳곳에 설치하고,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노인전문진료센터와 건강장수센터를 늘려 건강한 노화 시대를 열어간다.
서울시가 인류의 염원이자 행복의 시작인 건강을 중점에 둔 서울을 위한 종합계획'더 건강한 서울 9988'을 10일 발표했다.
현재 서울 시민 기대수명은 평균 83.2세(2020기준)인 반면 실제 아프지 않고 활력 있게 사는 건강수명은 70.8세로 12년이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고혈압·당뇨·비만·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은 증가 추세로 고혈압 진단율은 2018년 18.9%에서 2024년 20.2%로, 당뇨병은 7.1%에서 8.4%로 높아졌다. 대사증후군 비율 또한 24.8%(2018)에서 31.9%(2022)로 상승했다.
식생활 지표 또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제 곡물과 가공식품 위주 식생활 확산으로 잡곡류·채소류·통곡물 섭취율은 2020년과 비교해 모두 4%p 감소했다. 반면, 일일 당 섭취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비 지출도 늘어나고 있는데 서울시민 연간 진료비는 이미 20조 원을 넘어섰고 60세 이상 진료비가 전체의 54%(11.5조)를 차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목표로 걷기와 러닝크루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실제 하루 30분, 주 5일 이상 걷기를 실천하는 서울시민 비율은 68%로, 전국 평균(49.7%)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건강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종합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번 계획수립에는 지난달 위촉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은 ‘더 건강한 서울 9988_3·3·3!’이라는 비전 하에 2030년까지 ‘건강수명은 3세 높이고(70.8세→74세), 운동 실천율도 3%p 올려서(26.8%→30%) 평생 건강한 도시 서울’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일상 운동을 위한 인프라 확충부터 건강한 먹거리가 기본이 되는 환경까지, 생활 속 자연스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도시환경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계획에는 365일 운동하는 도시, 건강한 먹거리 도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건강도시 디자인 등 4대 과제, 14개 핵심사업을 담았다.
첫째, '365일 운동하는 도시 서울'을 만든다. 최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와 ‘저속노화’ 등 건강관리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시민들이 필요할 때 체력상태를 측정하고 전문가 진단과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를 2030년까지 100곳 운영하고, 체력등급향상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최대 2회) ‘서울체력 9988’을 본격 가동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자치구별 1곳씩 지정·운영 예정이다.
‘서울체력 9988’은 개인별 신체 상태, 운동역량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 후 측정 결과를 건강관리 프로그램 ‘마이 트레이너 서울’로 연결해 개인별 맞춤 운동 플랜을 제공하고, 운동 실천을 지원한다. 자가 운동법, 생활체육지도자 PT, 러닝크루 등 운동을 안내하고 ‘손목닥터 9988’과도 연동해 개인별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한다.
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체육 축제도 늘려 나간다. 우선 올가을 시민 5,000명이 참여하는 걷기 방식 ‘느림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내년부터는 연 7회로 횟수를 늘리고 ’30년에는 시민 1만 명이 참여하는 서울 대표 건강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체육 인프라도 확충한다. 2030년까지 날씨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100곳으로 늘리고, 지역 내 학교 체육시설 100곳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지역·세대별 건강 격차 해소에 나선다.
둘째, ‘건강한 먹거리 도시’를 실현한다. 외식·배달주문, 인스턴트 섭취가 늘면서 곡류·채소·과일 섭취는 줄고, 나트륨과 당류 섭취가 늘어나면서 만성질환 증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나서 시민들의 건강한 식습관 확산을 위한 ‘통쾌한 한끼’를 새롭게 추진한다.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나 배달 시에도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어 시민들이 어디서나 집밥 같은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000곳를 시작으로 내년 3,000곳, ’30년까지 총 1만 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참여 업소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향후 배달앱과도 연계한다.
‘세살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어린이 식습관 바꾸기에도 팔을 걷었다. 편의점과 학교 매점을 중심으로 어린이 눈높이 진열대에는 고염·고당식품은 빼고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본격 도입한다. 내년 300곳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30년까지 2,000곳으로 확대한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는 시민들의 소비가 많은 음료, 라면,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당·나트륨 함량을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등급을 표기하는 제도다. 내년 당류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나트륨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채식식당’, ‘다문화식당’ 온라인 지도 서비스도 운영한다. 관광객을 위해 외국어 표기도 병행하는 한편, 내년에 전 자치구에 있는 관련 식당 위치 제공을 목표로 시민들의 건강식사 선택지를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잡곡밥, 채소류, 콩류, 해산물, 선반찬 등 균형 잡힌 식단을 적용하는 단체급식 ‘서울미래밥상’ 적용 급식소도 점차 늘려나간다. 올해 500곳에서 시작해 2030년까지 3,000곳 적용이 목표다.
셋째,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화도 챙긴다. 질병치료는 물론 영양·근력·인지 기능 등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선진국형 노인 돌봄 모델(ICOPE)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동부병원 등 4개 시립병원에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한다. 내과·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다분야 협진을 통해 환자 선별부터 치료,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끊김없는 원스톱 진료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도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삶의 마무리를 위한 호스피스 병상도 현재 145병상(시립병원 5곳)에서 2027년까지 224병상으로 늘린다.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집 가까운 곳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서울 건강장수센터’도 올해 5개 자치구 13곳에서 내년 전체 자치구 43곳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100곳으로 늘려 총 80만 명의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건강장수센터’에서는 의사·간호사·영양사·운동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운동·영양·정서 지원 등 예방관리부터 통합돌봄을 지원해준다. 예방관리는 생활습관 교정과 만성질환 관리, 근력운동·영양 지원 등 건강한 노화를 돕는 역할이다. 통합돌봄은 재가 장기요양등급자, 퇴원환자, 건강 위험군 등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입원·입소를 예방하기 위해 질환·복약 ·영양 관리와 방문 운동 등을 지원하는 재택전문 건강서비스 체계다.
어르신 맞춤형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도 확대한다. 방문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찾아 만성질환부터 우울 검사까지 총 64개 항목에 대한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살피고 어르신 건강 상태(건강군, 건강저하군, 건강위험군)에 따라 필요한 돌봄 자원과 의료 서비스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 같은 다양한 어르신 돌봄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결,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방문간호사가 어르신 건강 상태를 세밀히 살핀 후 인근 ‘건강장수센터’와 연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더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면 시립 ‘노인전문진료센터’나 민간의료기관으로 연결해 연속성 있는 치료를 받도록 하고 퇴원 후엔 다시 지역 내 재택건강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회복을 이어나가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만 45세 이상 시민 대상 AI 치매예방관리 플랫폼 ‘브레인핏45’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달 시범 운영으로 치매 위험도 검사와 인지훈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내년에는 AI 챗봇 상담과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도입한다. 향후 고도화를 거쳐 개인별 치매 위험을 정밀하게 예측해, 위험군은 자치구 치매안심센터와 자동 연계함으로써 관리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마지막 과제는 ‘건강도시 디자인’이다. 주거환경, 교통, 여가 등 도시 전반에 건강 요소를 녹여내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예를 들면 서울 곳곳에 ‘건강 쉼 벤치’를 설치해 자연스럽게 오래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외출을 유도해 사회적 고립을 막는 방안이다. 벤치는 어르신 비율이 높은 5개 자치구(10개 동)의 마트, 복지시설 주변 등 주요 활동 구간 동선에 따라 시범 설치 후 2027년까지 전 자치구 100개 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공공건축물은 설계 공모 단계부터 개방적이고 상징적인 ‘걷고 싶은 계단’을 포함 시키고, 기존 도심 계단들은 디자인·조명·그래픽 요소를 더해 시민들의 계단 이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민 240만 명이 이용 중인 서울시민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도 슈퍼앱으로 버전업 된다. 걷기 관리는 물론 대사증후군 관리, 금연클리닉, 서울체력 9988, 건강장수센터, 브레인핏45, 복약관리 등 개인 건강관리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해주는 종합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대사증후군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대사챌린지 9988’ 프로그램은 걷기·달리기 미션, 식단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부터 앱과 보건소 연계로 검진 결과와 개인별 건강 상황을 상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내 손안에 금연 클리닉’은 개인 금연기록 관리는 물론 보건소 금연클리닉 데이터와 연계한 포인트 보상도 진행한다.
시민 혜택도 늘었다. 개인별 걷기 성과에 따라 최대 3~10% 보험료 할인제도를 도입해 자발적인 건강 습관 형성을 유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시는 생명보험협회와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더 건강한 서울 9988’ 전략 수립에 참여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은 “시간이나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시민 누구나 건강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책과 시스템의 역할”이라며 “저속노화를 위한 고속정책을 추진하는 도시를 목표로 시민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건강한 일상을 삶의 첫걸음으로 삼고 일상 행복과 건강한 노화가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서울시가 꿈꾸는 도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상을 누리는 건강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실천을 넘어 시민 맞춤 정책과 사회시스템으로 시민건강을 뒷받침하겠다”며 “서울시는 ‘건강’을 시정 중심 가치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건강 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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