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사 꽃무릇 / 홍해리 시인

조기홍 기자 / 기사승인 : 2016-08-03 12:13:0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용천사 꽃무릇

洪 海 里


내 사랑은 용천사로 꽃 구경가고
혼자 남아 막걸리나 마시고 있자니

발그림자도 않던 꽃 그림자가
해질 임시 언뜻 술잔에 와 그냥 안긴다

오다가 길가에서 깨 터는 향기도 담았는지
열예닐곱 깔깔대는 소리가 빨갛게 비친다

한평생 가는 길이 좀 외로우면 어떠랴마는
절마당 쓸고 있는 풍경 소리 따라

금싸라기 햇볕이 이리 알알 지천이니
잎이 없어도 꽃은 잘 피어 하늘 밝히고

지고 나면 이파리만
퍼렇게 겨울을 나는

꽃무릇 구경이나 가고픈
가을날 한때.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홍해리 시인은 19집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를 최근 출간했으며 평생 시집 20권을 내는것이 목표였지만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더 낼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홍 시인은 사단법인 우리시 이사장이며 30년 역사을 지닌 '우이시 낭송회' 행사에 수많은 시인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저작권자ⓒ 파이낸셜경제신문 | 파이낸셜경제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