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그리고 그 뿐 / 양애희 시인
곳곳에 핀 여린 몸 안의 것들이
비릿한 생 앞에서 마주하는 동안
여태 익지 않은 것들을 끌어 모으다
기억 속 시선들이 바람 속으로 후드득거린다
몽환의 지푸라기 한 잎 물어뜯는 냄새들이 다가온다
한사코 휘말려 떠내려가는 육중한 공기의 끈적임이란게
이런 것일까
잘랑대던 미련과 기억이 포그르르
두 덩이 심장을 졸아 초록 물고기 껍데기째 벗긴다
둥그레지는 수 천만의 비늘이 붙어 눈동자가 탄다
그을려버린 웃음이 들린다
녹진한 폐에서 지치고 지친거 쏟아내다
입주름 사이에 낀 어설픈 동정 떼어내다
기민하게 기어드는 빛 하나
눈부시게 터진다
오 새가 되어 날고 싶다
비상 그리고 그 뿐
양애희 시인의 '비상 그리고 그 뿐' 이 시는 시화로 제작되어 5678 서울도시철도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 8월말까지 전시하고 있다. '한양 문화의 공간' 동인들의 70여작품도 함께 하고 있다.
(시평) 시인이 추구하는 세계는 어떤 도달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방향만을 설정한 채 무한 의지의 표현이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참된 나를 발견하기 위한 방황이 시의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오묘한 상황 전개속에 나란 세속에 물든 현실적 존재를 넘어 비상하고 싶은 감동의 세계로 나가기 위한 몸부림은 실현될 것입니다.(상임고문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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