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 김미성 시인
가을이 오고 있다고
바람이 말해 주었다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치마폭을 살랑 흔들어 놓고
땀방울 식혀주며
등 토닥이던 바람은
저만치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끈질기게 들러붙는
여름의 손을 살그머니 빼며
남은 잔재(殘滓)들을 툭툭 털어
어서가라 손짓한다.
김미성 시인은 5678 서울도시철도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과 뚝섬유원지역에 재능기부를 하여 시화전으로 작품을 알리고 있으며 한양 문화의 공간, 시인들의 샘터 등 동인활동으로 열심히 시인의 길을 걷고 있다. 향후 시낭송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시평) 올여름은 무척 덥고 길었다. 긴 여름을 지나 그리운 가을을 노래한 시다. 작가는 여름의 어려웠던 시절을 보내고 자아를 찾으려는 갈망속에 경건하면서도 멋진 가을을 맞으려는 심적인 비장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름의 잔재를 씻어버리고 가을의 의미와 인간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어서 가을이 오기를,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대한다.(상임고문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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