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속에서 / 김 홍 덕 시인
가을 들녘은
파도가 울렁대듯
황금 물결 넘실대는 구월
갈대숲 길
흩날리는 눈송이 꽃들에
서슴없이 안겨본다
구수한
풀잎 냄새가
목 마름에 채색이 되어갈 즘
외 소나무
가지 춤에 앉은 새소리
가을을 집어삼키며 울어댄다
그대 앉아 있는 자리
소복이 쌓여놓은 가랑잎 침상이 되어 반기고
갈댓잎에 매달린
낮달은 구름과
어긋나 달려간다
어느새
부엉이 눈빛은
소리 없이 번득인다
저편 아래 작은 입술로
품어내는 하얀 연기는
코끝에 매달린 저녁밥 냄새
한 걸음 한 걸음
사랑의 사슬로 찾아드는
기러기가 되어 간다
김홍덕 시인은 한양 문화의 공간 대표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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