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행정의 시계가 선거판의 소용돌이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월 20일과 21일 치러진 국민의힘 영덕군수 경선이 마무리되며 공천 결과가 확정되었다. 선거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필연적 과정이나, 지금 영덕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은 경선의 후유증에 갇혀 있을 만큼 한가롭지 않다.
현재 영덕군민들이 마주한 하루하루는 절박함 그 자체다. 1년 전 지역을 휩쓸고 간 사상 최악의 산불 참사는 여전히 군민들의 가슴과 삶의 터전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 있다. 잿더미가 된 생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무너진 지역 공동체를 온전히 회복하는 일은 그 어떤 정치적 이슈보다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할 생존의 문제다.
여기에 지역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현안도 산적해 있다. 인구 감소 위기와 지역 경제 침체의 돌파구가 될 ‘신규 원전 유치’는 결코 행정 공백 속에서 방치할 수 없는 핵심 과제다. 군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점에 행정의 컨트롤타워가 중심을 잃는다면, 그 막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영덕군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광열 군수는 선거에 나선 당사자이기 이전에, 영덕군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있는 현직 군수다. 공직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민의 삶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지닌다. 경선 결과에 따른 당내 갈등이나 아쉬움은 뒤로하고, 이제는 목민관의 본분으로 돌아와 흐트러진 군정을 즉각 수습해야 할 때다.
지금 영덕군민이 행정 책임자에게 절실히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직무에 복귀하여 멈춰 선 군정을 정상화하고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지역의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다. 아울러 여전히 고통 속에서 재기를 꿈꾸는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회복 대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한편, 지역 경제 회생의 마중물이 될 신규 원전 유치 과제에도 한 치의 빈틈 없이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과거 혼탁했던 선거의 잔상을 또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 치열했던 정치적 셈법의 시간은 지났다. 이제는 차분히 현실을 직시하고, 공직자로서 군민에 대한 도리를 다해야 하는 엄중한 시점이다.
"정치적 계산보다 군정 안정이 먼저이며, 개인의 아쉬움보다 군민의 삶이 먼저다."라는 외침은 단순한 호소가 아닌, 생존과 재기를 갈망하는 영덕군민 전체의 숨 넘어가는 목소리다.
김광열 군수가 조속히 현장으로 복귀하여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영덕의 산적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책임 있는 결단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기자 mbc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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