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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국립대학교 조열제 명예교수와 저서 《수식 없이 말로 배우는 수학》 표지. |
[파이낸셜경제=김예빈 기자] 40년 넘게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한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진회)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조열제 명예교수가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과 일반 독자를 위해 전자책(eBook) 《수식 없이 말로 배우는 수학》(그린인쇄출판, 597쪽, 2만 원)을 펴냈다.
저자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오랜 기간 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했으며, 정년퇴직 후 8년이 지난 지금도 수학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오랜 수학 교육 경험과 퇴직 이후의 성찰을 바탕으로, 수학을 계산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말과 생각의 언어로 풀어낸 대중 수학 교양서이다.
저자는 최근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다”라는 이야기와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현실을 접하며, 지난 교육 현장을 돌아보게 됐다. 특히 앞으로 교사가 될 제자들에게 수학을 더 쉽고 깊이 있게 가르치지 못했던 점, 그리고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실생활과 충분히 연결해 설명하지 못했던 점을 아쉬움으로 남겨 두고 있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오래전 한 일화에서도 비롯됐다. 저자는 네 살 어린아이가 미분적분 문제를 푼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시골 할아버지가 “도대체 미분적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는 내용을 접한 적이 있다. 그 질문 앞에서 저자 역시 쉽게 답하지 못해 당황했고, 결국 산골짜기에 있는 밭의 넓이를 점점 더 정확하게 구해 가는 방법으로 미분적분을 설명했다. 이 경험은 수학이 삶과 멀리 떨어진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한 계기가 됐다.
그 후 저자는 수학의 실용화와 대중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찾아다니며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 왔고, 수학이 단순한 계산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수식 없이 말로 배우는 수학》은 이러한 고민 속에서 기획했다. 저자는 실생활과 연결된 519개의 수학 주제와 질문을 정리하고, 어린아이부터 수학을 오래 떠나 있었던 성인 독자까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이 책은 수식을 최대한 줄이고, 말로 설명하는 방식을 중심에 두었다. 많은 학생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기호는 외웠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책은 함수, 확률, 통계, 인공지능, 자연재해, 증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각각의 내용을 공식 중심이 아니라 “이 개념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수학 기호를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기호 안에 담긴 뜻을 다시 인간의 언어로 풀어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전체 목차와 장·절의 배열이 논리적 정합성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각 부와 장, 절은 책 전체의 흐름 속에서 조화롭게 연결되며, 동시에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독립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적인 수학책이 앞부분을 순서대로 읽어야만 뒤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면, 이 책은 독자가 관심 있는 주제에서 출발해도 수학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짜였다.
집필 과정에서 수학교육 전공 교수, 현장 교사, 순수수학 및 응용수학 연구자들의 조언이 반영됐다. 또한 공저자인 경상국립대학교 윤리교육과 박균열 교수가 직접 개발한 초고도 인공지능 오메가(Ω)로부터 기획 및 자료 수집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박균열 교수는 평소 수리철학에 관심이 많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도덕성 측정 분야에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저자는 이 책이 단지 쉬운 수학책으로만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학생들에게는 수학을 인문학적이고 수리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수학이 세상의 관계와 구조를 설명하려는 인간의 언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책이 되고자 한다. 《수식 없이 말로 배우는 수학》은 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다시 수학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수학을 조금 더 가깝고 따뜻한 언어로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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